임용 합격 수기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이 지혜
나는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2007년 전반기에 교육대학원에 입학하였다. 대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날이 단 이틀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고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학비를 마련하였다. 교생 실습은 2008년 후반기 (4차)에 미리 다녀왔는데, 이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이듬해에는 마지막 학기로 논문을 써야 했고, 본격적인 임용 공부를 시작할 시기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학기에는 논문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1월부터 3월까지는 논문 실험을 실시하였고, 특히 논문 심사가 있던 5월에는 그 동안 썼던 논문을 다듬느라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나처럼 논문을 써야 하는 교육대학원생들은 미리미리 논문을 시작하여 임용공부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 처음 임용을 준비했던 1년 동안은 돈을 따로 벌지 않고 집에서 학비를 받아 공부를 하였다. 나는 집이 지방이라 학비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많이 필요했는데, 한번에 합격해서 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 이때에는 친구들도 거의 만나지 않고 학원과 집, 도서관을 오가며 주말에도 공부를 했다. 쉼이 없이 달리다 보니,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때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이 당시는 학교 도서관이 리모델링을 하고 있던 때였기에,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를 했다.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되듯, 이 첫 해는 나의 임용 공부에 실패라는 쓴 맛을 보게 만들었다. 오직 합격이라는 마음만 가지고 그 어떤 다른 활동에도 참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로움과 실패감, 좌절감 그리고 무기력함이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었다.
2009년 1월부터 11월 초까지 노량진에 있는 학원으로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이 당시 나의 교육학 지식은 제로였다. 처음에는 그 방대한 양에 겁이 났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일찍 학원에 가서 좋은 자리를 맡아 수업을 들었다. 아침 강의는 보통 8시에 시작하였는데, 나는 항상 7시까지 학원에 가서 맨 앞줄에 자리를 맡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예습을 했다. 강의 시간은 오랜 시간을 앉아서 들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지만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이때 꾸준히 공부했던 것이 결국 다음 해에 다시 시험을 준비할 때 좋은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기간 동안 나는 1,2차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1차에만 전념했었다. 그런데 이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면 1차 시험 후에 부담감이 크게 올 뿐만 아니라, 시험 후에 오는 무기력감과 일단 큰 고개를 넘었다는 생각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1차 시험 전 만큼의 집중력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던 1차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나는 약 2점 차이로 1차에서 합격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2차와 3차 스터디를 하면서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내 점수가 붙을 만큼 충분히 높은 점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을 잘 할 수 없었고, 발표날까지 마음을 졸이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시험 발표가 난 후, 12월 말부터 1월 까지는 사립 학교에 원서를 넣고 시연과 면접 연습을 병행 하였다. 운이 좋게 한 학교에 최종까지 가게 되었지만, 결국 1월 하순부터는 다시 임용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 1월부터 10월 까지는 그 전 해의 경험에 비추어 인강을 듣는 것이 시간적으로 많이 절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모든 강의를 인강으로 듣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강의를 시청할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밀리지 않고 꾸준히 계획대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일 계획, 주간 계획, 월별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매일매일의 계획을 스터디 플래너를 이용해 적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공부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강의를 많이 듣는 것 보다는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공부 스타일을 찾는 것이 왕도라는 것이다. 강의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맵을 그려나가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특히 교육학은 양도 방대하고 외울 부분도 많기 때문에 자신이 그 과목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전공을 처음 준비할 때는 영어 교육론에 많은 비중을 두고 공부했었지만, 재수 때는 영어학과 일반영어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였다. 영어학은 내용도 어렵고 시험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영어를 위해 나는 vocabulary workshop 으로 단어를 꾸준히 외웠다. 또한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중심생각, 요약하기 등 전략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연습을 했다.
이 시기에는 2차도 일주일에 한 세트씩 꼭 써보는 연습을 하였다. 그 많은 양의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이 지겹고 힘든 일이었다. 나는 주위에 사람들과 쓴 글을 서로 피드백 해 주었다. 남의 글을 피드백 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글을 스스로 피드백 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꾸만 내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어느 부분에서 약하고 어디를 고쳐야 할 지를 천천히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시기에 스터디를 했다. 같이 임용을 공부하는 분과 학교에서 아침 7시에 만나 9시까지 공부해온 전공 내용을 공부했다. 많은 지식을 공유하기 보다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공부한 것을 한번 더 복습한다는 의미로 꼼꼼하게 같이 살폈다. 결과적으로는 이 스터디가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스터디를 하게 되면 서로 위로도 되고 외로움도 덜 하게 되니 더 효과적으로 공부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학은 다른 과 사람들과 같이 아침에 스터디를 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해서 좀 더 긴장하고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첫 해에는 스트레스 관리를 하지 못하였지만, 두 번째 해에는 2월부터 8월까지 헬스장을 다니면서 운동을 했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는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 보니 밥맛도 좋아지고, 피곤해서 인지 잠도 잘 잤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훨씬 더 좋아졌다. 체력적으로 좋아져서 이기도 하지만, 정신건강에도 매우 좋았던 것 같다. 만약 딱히 스트레스를 풀 곳이 마땅히 없다면 운동을 하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자신의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꼭 그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위해 쓰는 1-2 시간은 절대로 낭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1차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그 다음날부터 2차 시험에 집중하여 공부를 시작했다. 1차 점수는 집에 와서 바로 채점을 해보았는데, 전공 점수가 70.5 가 나왔다. 운이 좋게도 명확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맞았고, 덕분에 나름대로 괜찮은 점수가 나왔다고 생각해서 2차 시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해에는 내 점수가 결코 넉넉한 점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2차를 준비하면서도 계속 마음 졸였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남들이 잘 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내 점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 이 때에는 남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른 사람은 어떤 점수를 받았고, 몇 점 이상 나와야 합격한다 등의 낭설은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 모든 것을 내 판단에 맡기고 꿋꿋이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차는 노량진에서 직접 강의를 들으면서 학원에서 주는 자료를 중심으로 글쓰기 연습을 계속 하였다. 나는 많은 문제들을 접하고 써보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썼던 글을 계속해서 읽고 수정하면서 여러 번 다시 써 보았다. 사실 말이 쉽지, 써봤던 글을 다시 쓰는 것도 매우 큰 고통이다. 왜냐하면 머릿속 에서는 다 안다 하고 실제로 쓸 때는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 과정을 계속해서 겪어야 내가 얼마나 더 연습을 해야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했다. 여러 번 글을 읽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니, 글이 한결 더 매끄러워지고 그 주제에 대한 글쓰기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시험 당일에는 사실 많이 당황했었다. 왜냐하면 문제의 길이가 내 예상보다 훨씬 길었기 때문이다. 특히 1교시의 첫 번째 교육론 문제는 나를 압도할 만큼 방대한 양이었다. 그렇지만 빨리 정신을 다잡고 문제에 집중했는데, 다행이 낯선 문제는 아니어서 글쓰기를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2차를 준비할 때는 막막함과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2차가 그렇게 두려운 존재는 아니라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 꾸준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는 반드시 따라온다.
2차 시험이 끝난 후 그 다음 날부터 3차 준비를 시작했다. 3차 시험은 면접과 수업시연인데, 이 두 개의 시험이 은근히 목을 조여왔다. 1차만 끝나면 부담이 좀 덜 줄 알았는데, 오히려 1차 때보다 2차, 3차가 훨씬 더 부담이 컸다. 마지막 시험은 나의 말하기 실력과 순발력, 연기력, 그리고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요했다. 처음에 시연을 연습할 때는 너무나 엉망이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맞지 않거나 내용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학원에서 소개해 준 스터디 사람들과 같이 시연과 면접을 준비했는데, 이것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었고, 또한 힘이 되는 말들을 많이 했다. 시연은 연습할수록 자신감이 붙는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절차가 정해져 있고, 시간도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험장에서는 평소에 연습했던 방법과 다르게 수업 전체가 아닌 한 부분 (while-reading) 을 시연하라는 요구였다. 많은 사람들이 당황을 했고, 나 역시 그러했다. 특히나 경기도는 레슨플랜을 만드는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긴 reading 지문이 나올 것 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국 공통이었다. 따라서 지금 임용을 준비하시는 예비 선생님들은 반드시 다양한 형태로 수업시연을 준비하시기를 추천한다. 면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순발력 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은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전반적인 교육적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하며, 그것에 관련된 문제와 대응책 등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나는 스터디 사람들과 면접책을 구입하여 그 주제들에 관해 면접 연습을 했다. 실제로 시험처럼 정장을 입고 면접 연습을 한 날도 있었다. 그런 하나하나의 작은 연습들이 나를 실제 상황에서 떨지 않고 당당하도록 만들어 준 것 같았다.
누가 나에게 어떻게 하면 임용 시험에 붙을 수 있는지 묻는다면 두 가지를 이야기 하고 싶다. 첫째, 욕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져라. 지나친 욕심은 마음의 여유를 빼앗고 눈을 멀게 하여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를 헷갈리게 만든다.
둘째,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서 공부하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해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그 대가는 달 것이다.